사건을 따라가 봅시다.
브누아 블랑이 라이언 존슨 감독의 새로운 살인 추리극에서 겹겹이 쌓인 미스터리를 파헤치러 돌아오게 됩니다. 탐정이 새로운 모험을 펼칠 장소는 한 그리스의 섬입니다. 하지만 그가 어떻게, 무슨 이유로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부터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블랑은 억만장자 마일스 브론의 초대를 받고 해마다 열리는 모임에 참석한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등장부터 범상치 않고 모두들 무언가를 숨기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서로 간의 이해관계로 얽혀있는 친구들이죠. 이 호화로운 섬으로 초대된 사람은 마일스의 전 동업자 앤디 브랜드, 현 코네티컷 주지사 클레어 디벨라, 최첨단 과학자 라이오넬 투생, 모델 출신 패션 디자이너 버디 제이와 그녀의 성실한 조수 페그, 인플루언서 듀크 코디와 여자친구 위스키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가 겉으로는 친구처럼 보이지만 각자의 비밀과 살인의 동기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중에 블랑을 따로 부른 마일스는 블랑은 본인이 초대하지 않았다는 말을 하게 됩니다. 도대체 블랑은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된것 일까요? 극의 중반을 넘어 그 미스터리가 조금씩 풀리게 됩니다. 모두 잘 짜인 블랑의 시나리오와 반전을 보여주는 극 중 인물들이 긴장감 넘칩니다. 라이언 존슨 감독이 전편에 이어 또다시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블랑 역으로 돌아온 다니엘 크레이그를 필두로 에드워드 노튼, 자넬 모네, 캐스린 한, 레슬리 오덤 주니어, 제시카 헤닉, 매들린 클라인, 케이트 허드슨, 데이브 바티스타 등 전편에 버금가는 초호화 배우들이 총출동 한 영화입니다.
추리는 역시 고전
어쩌면 호화로운 외딴 섬과 억만장자 그리고 수상한 그의 친구들이라는 요소가 고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요소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배우와 감독의 역할이겠지요. 블랑의 추리는 굉장히 예리했고 관객들의 호흡을 놓치지 않고 쭉 빨아드리며 극을 진행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부분이나 마일스가 핸드폰을 쓰지 않고 팩스를 쓰는 부분에서는 우리가 현대사회에서 직면한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한다는 명분으로 위험한 수소 에너지를 이용하는 마일스를 보며 경솔한 우리의 결정을 돌아보게 되었고 핸드폰을 쓰지 않고 팩스를 이용하는 마일스를 보며 우리가 얼마나 핸드폰이라는 문명에 얽매여 있나 다시금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너무나도 멋진 배경의 섬 전경과 화려한 옷과 장식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출연진들, 호화로운 장식들로 가득 차 있는 섬의 내부 전경만으로도 충분히 눈길을 끕니다. 그리고 권선징악이라는 고전의 양식을 가져온 추리극답게 마지막에는 가장 욕심에 눈이 먼 자가 안 좋은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억울한 일을 당했던 앤디도 결국은 자기를 배신했던 친구들이 똑같이 마일스에게 하는 것을 보고 통쾌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거짓말을 했던 친구들도 느끼는 바가 크지 않을까요.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외면했던 친구의 진실, 진정한 친구란 어떤 것인가 우리 게 또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네요.
순식간에 지나간 두시간, 왜 글래스 어니언인가
2시간 19분이 극을 따라가 보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립니다. 앤디 역할을 한 주인공의 시선으로 섬을 뛰어다니면서 고군분투할 때는 보는 사람도 같이 긴장하게 되어 그런지 사건을 해결하는 걸 따라가다 보면 금방 러닝타임이 끝나가 있었습니다. 더구나 영화의 마지막으로 가면서 유리를 깨뜨리는 장면이 계속 나오는데 간접 경험처럼 보는 사람에게도 무언가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이영화의 소제목인 글라스 어니언, 처음에는 무슨 뜻일까 굉장히 궁금했는데 극 중 인물들이 만나던 술집 이름이기도 하며 극 중에 억만장자 마일스가 소유한 그리스 섬의 건축물이기도 했습니다. 겉으로만 봐서는 너무나 아름답지만 그 안엔 어떤 검은 욕망이 숨겨져 있을지 모르고, 유리로 만들어진 만큼 깨지기도 쉬운 성질을 이야기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해 봅니다. 범인은 뻔하지만 극을 풀어감에 있어 다양한 긴장감을 선사하고 아름다운 배경으로 하여금 보는 재미를 선사해 주는 나이브스아웃: 글래스 어니언! 강력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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